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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조선사 (4) 고조선은 연맹체였을까 아니면 통일왕국이었을까 ?

by 청죽소헌 2023. 9. 21.

이전 두 편의 글을 통해 고조선의 성립시기를 추정해 보았습니다

중국 문헌에 나타난 고조선은 적어도 기원전 7세기 이전에 성립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다시 말하면 중국인들은 조선이라는 국가를 기원전 7세기경 처음 인지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문헌에 나타난 조선은 이미 연나라와 대등한 실력을 갖춘 국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조선은 언제 출현했을까요?

고고학적 견해로 본다면 기원전 18세기경 하가점 하층문화단계에서 방어용 성곽 구조물이 나타났으며

기원전 12세기경 하가점 상층문화단계인 남산근 문화에서 비파형 동검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비파형 동검문화의 중심지가 어느 한 곳이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에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기원전 10세기경 요서 요동 한반도 전역에서 비파형 동검이 출토되었습니다

이하 정리된 고고학적 견해는 이후석의 2022년 논문 고조선 청동기의 전개라는 논문을 인용합니다

 

요서 십이대영자문화는 고조선인가?

기원전 10세기경 요서지역에 나타난 비파형 동검문화는 대릉하 유역 전역에 나타난 십이대영자문화입니다

십이대영자 문화의 중심지는 조양입니다

그런데 이후석은 십이대영자문화를 계층사회에서 국가단계로 가는 과도기로 보았습니다

군장급의 정치체가 조양에 존재했지만 이를 국가단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입니다

십이대영자 문화는 좀 더 복잡한 사회단계로 발전하는데 이를 남동구 유형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십이대영자 문화는 단순히 요서지역에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요서지역에서 남동구 유형으로 발전할 즈음 요하 태자하 혼하가 겹치는 요동지역에서도 십이대영자 문화가 확장된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정치집단이 출현합니다

이들이 정가와자 문화입니다

남동구 유형은 기원전 4세기경 동대장자 유형이라는 더 복잡한 사회로 진입합니다

동대장자 유형에서는 비파형 동검문화가 세형동검문화로 발전합니다

십이대영자로부터 남동구 유형 동대장자 유형으로 이어지는 문화적 연속성은 계급사회에서 국가사회로 발전하는 전형적인 모델입니다

조양이 중심이 된 요서지역의 정치체는 연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던 조선이 분명해 보입니다

요동 정가와자 문화는 고조선인가?

기원전 10세기경 비파형 동검문화는 혼하 태자하 유역의 신성자문화, 요동반도 강상문화등 요동 전역에서 나타납니다

이후석은 신성자 강상문화등 요동지역에서도 아직 국가단계의 강력한 정치체가 출현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는 신성자 문화를 이미 국가단계가 진입한 정치체로 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미송리형 토기가 마성자 신성자를 거치면서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여하간 서풍이 중심이 된 신성자 문화는 지역문화에 그치지 않고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요동반도로 확장한 신성자 문화는 강상문화와 융합되면서 쌍방문화로 발전합니다

압록강을 건너 한반도로 확장한 신성자 문화는 평양 대동강 유역의 토착문화인 팽이형 토기문화집단과 교류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기원전 6세기경 요서지역 십이대영자문화집단이 확장된 것으로 보이는 정가와자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정가와자 문화집단을 신성자 문화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영자문화를 받아들여 형성된 문화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파형 동검문화로 시작된 정가와자 문화는 세형동검문화로 발전하는데요

이때부터 급격히 세력을 확장해 요동 전역을 포함해 북한 대동강 유역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요동지역에 강력한 국가단계의 정치체가 출현했다는 의미입니다

세형동검으로 무장한 정가와자 집단의 영향력 아래 형성된 문화권을 상보촌 윤가촌 유형으로 부릅니다

신성자로부터 정가와자 상보촌 윤가촌 유형으로 이어지는 문화발전단계는 전형적은 국가사회로 발전하는 모델입니다

정가와자 집단이 제나라 기록에 등장하는 조선이 분명해 보입니다

서북한 팽이형 문화는 고조선인가?

북한 평양지역은 기원전 15세기경부터 토착문화인 팽이형 토기문화가 존재했습니다

팽이형 토기도 무문토기에 속하지만 요동 마성자문화에서 시작된 미송리형 토기문화와는 모양새가 완전히 다릅니다

기원전 10세기경부터 요동 신성자 문화와 교류하며 비파형 동검이 전파되었습니다

기원전 5세기경 정가와자 문화집단과 교류하면서 세형동검이 전파되었습니다

이후석은 평양지역에도 강력한 정치집단이 등장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평양지역에 형성된 정치체도 조선입니다

결론

중국문헌은 한민족 최초의 정치체를 전부 조선으로 명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7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감안한다면 요서 요동 서북한을 아우르는 넓은 지역에 통일된 정치체가 존재했다고 믿기 어렵습니다

세형동검문화가 성숙한 기원전 4세기로 한정더라도 하나로 통일된 고조선왕국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고대 한국어였기 때문에 스스로를 같은 집단으로 인식했을 것입니다

바로 조선입니다

고조선은 여러 개의 정치체가 존재했던 연맹체였다고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