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서지역에서 번성한 농경문화는 대략 두 번의 변곡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신석기를 대표하는 홍산문화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몰락하기 시작한다는 점인데요
정착촌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구 부양력에 크게 떨어졌다는 얘긴데요
이러한 현상은 요서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황하중류 앙소 신석기문화나 장강하류 량주 신석기문화도 몰락하기 때문에 학자들은 대체로 기후변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변곡점이 시작되는 하가점 하층문화의 붕괴는 그 이유가 전혀 다릅니다
하가점 하층을 구성하는 인구집단을 북방 유목민들이 압박하는 과정에서 붕괴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청동제련술과 말이 등장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인적집단의 이합집산에 따른 결과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격렬한 문화충돌을 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가점 하층유적에 나타난 성벽구조물과 해자와 같은 방어시설이 바로 그 증거죠
지배층과 피 지배층이 구분되는 계급사회와 함께 하가점 상층 청동기 문화가 시작됩니다
하가점 상층을 대표하는 핵심유적은 홍산문화가 번성했던 적봉으로 대전자 이도정자가 있습니다.
고조선은 무려 2천 년을 존속한 나라입니다
청동기시대부터 철기시대에 걸쳐 있습니다
결국 요서지역에서 고조선을 찾는다면 하가점 상층문화를 이루는 인적집단이 가장 유력합니다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고조선의 표지 유물인 비파형 동검이 출토된 유적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남산근문화
기원전 9세기경 출현한 청동기 문화입니다
노합하 지류인 고도하 상류에 위치한 유적인데 북방 유목민의 흔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101호 102호 무덤에서 600여 점에 이르는 청동기가 출토되었습니다
청동칼 청동송곳 청동화살촉 말재갈 마구등 전투와 관련된 청동기에 더해 제사와 관련된 청동그릇등 예기가 대부분입니다
지배층의 무덤이라는 증거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곳에서 초기 형태의 비파형 동검이 출토되었다는 점인데요
동호나 산융문화로 보는 경향이 우세하지만
후속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십이대영자문화
기원전 9세기경 출현한 청동기 문화입니다
대릉하 유역인 조양이 중심이 된 유적으로 무기로 사용된 것이 확실한 비파형 동검이 출토되었습니다
다뉴세문경과 같은 형태의 잔무늬 거울도 출토되었습니다
십이대영자문화는 기원전 5세기경 세형동검문화로 계속 이어집니다
문화접변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십이대영자 집단은 중국인들이 인식하는 고조선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연산을 경계로 연나라를 직접 마주 보고 있는 정치체는 조양지역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연나라 장군 진개가 공격했다는 조선이 십이대영자집단이 분명해 보입니다
십이대영자가 조선이라는 명확한 증거나 나오면 이렇게 애매한 명칭을 사용할 필요가 없겠지만
여하간 십이대영자가 고조선의 주력인지는 후속연구를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민족의 뿌리를 요서에 국한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요동에도 고조선이 확실한 문화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