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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조선사 (1). 고조선의 건국연대는

by 청죽소헌 2023. 8. 21.

고조선은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를 걷어 내더라도 역사 속에 존재하는 엄연한 우리의 역사입니다

그러니 기록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 국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왕은 누구였는지, 국력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4300년 전 건국돼서 2천 년 동안 국가로 존재했다고 하니 장구한 세월의 역사를 추적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사건마다 학자들 간의 의견이 갈리죠

다수설을 중심으로 고조선의 역사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삼국유사 고조선 

고조선의 역사를 시작부터 끝까지 기록해 놓은 역사서는 없습니다

국내문헌은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삼국유사 제왕운기에 단편적인 기록이 남아 있으며 중국에도 사기를 비롯한 고대문헌에 정치체로서의 고조선을 짤막하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죠

고조선의 시작을 알려주는 문헌이 삼국유사입니다

삼국유사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사람으로 변신한 웅녀 사이에 태어난 단군이 요임금 즉위로부터 50년이 지난해 고조선을 건국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려 4300여 년 전이죠

문명의 요람이라 불리는 메소포타미아나 고대 이집트는 훨씬 이전부터 문명국가를 설립했기 때문에 우리 역사도 충분히 납득할 만합니다

그러나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지인 중국조차도 겨우 3500년 전 설립된 상나라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을 뿐이죠

변방에서 상나라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고대국가가 탄생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학계의 다수설이죠

 

고고학에서 바라본 고조선

그런데 고고학과 유전학이 고대사 연구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삼국유사에서 고조선이 존재했다고 언급한 평양은 4300년 전 고조선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미약합니다

오히려 요서나 요동지역에서 고조선의 흔적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요서지역에서는 4300년 전 홍산문화가 쇠하고 하가점 문화가 번성하고 있었죠

단군의 건국시점과 하가점 시점이 시기적으로 일치합니다

농경민과 북방 유목민이 만나 형성된 하가점과 고조선 건국신화가 상통합니다

고대국가가 탄생하는 조건중 하나가 청동제련술인데 하가점에서도 청동제련술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조선의 표지유물인 비파형 동검이 하가점 문화 영역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위영자 십이대영자를 비롯해 산동지역과 요동지역 그리고 한반도에서 발견됩니다

요서지역에 존재했던 정치체가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발표되는 유전학 논문에서도 홍산문화나 하가점 문화를 일군 집단에서 한민족의 주류가 형성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헌을 연구해 온 학자들도 요서지역에서 발흥한 청동기 세력 중 일부가 고조선을 건국한 세력임을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이곳이 고조선이다라는 명확한 물증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죠

 

도시유적이 발견되어야 합니다

세계문명발달과정을 보면 도시화 과정이 필수적으로 나타납니다 

문명국가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사회현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수메르나 고대이집트문명도 도시화과정이 필연적으로 동반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하가점에서는 도시화 과정을 설명할만한 유적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도시국가가 설립되기 이전 단계인 씨족중심의 군장급 정치체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고대국가로서의 고조선이 건국되었다는 기원전 2333년은  뻥티기 되었다는 판단입니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중국 측 기록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