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단군신화는 환웅과 웅녀 사이에 단군에 태어났다는 단군신화입니다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단군신화가 거의 정설처럼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고조선의 건국신화로 자리매김한 단군신화에 아주 익숙해져 있지요
그래서 고조선을 곰을 토템으로 가진 토착모계혈통인 웅씨부족과 외부세계에서 이주해 온 부계혈통 환웅부족과의 결합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단군신화 속에는 호랑이를 토템으로 가진 토착부족도 있었으나 환웅과 결합에서 제외된 사건도 포함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전래문헌속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신화와 약간 궤를 달리하는 다양한 건국신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단군신화 한 가지로만 고조선의 설립에 대한 정체성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래문헌 속에 전해지는 단군의 가족 구성원이 아주 다양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살펴보면
단군의 아버지 : 환웅, 단웅, 단수신
단군의 어머니 : 웅녀, 백호, 하백의 딸 유화, 환웅의 손녀, 비서갑의 딸
단군의 자녀 : 해부루, 부루로, 부소, 부루우, 부여로 기록된 문헌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버전의 단군신화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왕운기에 기록된 단군신화
이승휴가 편찬한 제왕운기는 환웅의 이름을 단웅이라 기록하고 있으며 호랑이와 곰의 설화는 없습니다
단웅의 손녀가 삼국유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단수신과 소통하여 낳은 아이가 단군으로 천손이 모계로 이어졌다는 점도 다른 버전과 다릅니다
본문 기록을 살펴보면
처음 누가 나라를 열고 풍운을 시작했나?
제석의 손자로 이름이 단군이다
본기에 이르길
상제 환인에게 서자가 있어 웅이라 하였다
웅이 이르길 삼위태백으로 내려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웅이 천부인 3개를 받아 귀 3천을 이끌고 태백산정 신단수 아래에 내려왔다
이를 단웅천왕이라 부른다
손녀에게 약을 마시게 하여 사람의 몸으로 만들고 단수신과 더불어 혼인시켜 남자아이를 낳으니 이름이 단군이다
조선의 영역에 웅거 하여 왕이 되었으니 시라 고레 남북옥저 동북부여 예 맥 모두가 단군의 후손이다
다스린 것이 1038년이며 아사달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으니 죽지 아니하였다
요임금과 함께 나라인 무진에 흥하여 순임금을 지나 하를 거쳐 대결에 살다가 아사달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네
나라를 향유함이 1038년인데 어쩔 수 없이 변화하여 환인에 전했으나 도리어 164년이 지난 뒤 어지신 분이 군신을 다시 열었도다
설암잡저 묘향산지에 기록된 단군신화
숙종 때 승려 설암이 지은 묘향산지에는 환웅과 백호가 교통 하여 아들을 낳으니 이를 단군이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환인의 아들 환웅의 웅자가 곰웅자를 쓰고 있다는 점인데요
곰족과 백호족의 결합으로 설립된 국가가 고조선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본문기록을 살펴보면
환인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아래에 내려와 거처하였다
환웅이 하루는 백호와 교통 하여 아들을 낳으니 이가 바로 단군이다
응제시주에 기록된 단군신화
권근이 저슬한 응제시주는 단군이 하백의 딸인 유화와 결혼해 해부루를 낳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개 유화는 동명성왕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며 해부루는 부여를 건국한 인물로 알려져 있지요
단군신화와 부여계 신화를 융합한 것인데요
고조선과 부여가 한통속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본문을 살펴보면
옛날에 신인이 박달나무 아랴에 내려오니 나라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세우고 단군이라 불렀다
이때가 당요 무진년이다
고기에 말하기를 상제 한인에게 서자가 있었는데 웅이라 하였다
인간세상을 탐내어 천부인 3개를 받아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오니 이분이 환웅천왕이시다
환은 단이라고도 한다
태백산은 지금 평안도 희천군 묘향산이다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곡식 명 병 질병 형벌 선악등 인간 세산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게 하여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늘 환웅에게 사람이 되기를 간청했다
그러자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다발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말하기를
너희는 이것을 먹되 햇빛을 100 동안 보지 않으면 사람의 형상이 되리라 하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이를 지키지 못했지만 곰은 금기를 지켜 21일 만에 여자가 되었다
여자가 된 곰은 혼인할 상대가 없어 매일 신단수 아래에서 잉태하기를 빌었다
이에 환웅은 잠깐 사람으로 변신해 웅녀와 교접해 아늘을 낳으니 이름이 단군이다
단군은 당요와 같은 날에 나라를 세우고 이름을 조선이라 불렀다
처음 도읍지는 평양이었고 뒤의 도읍지는 백악산이었다
비서갑 하백의 딸에게 장가들어 부루를 낳았는데 이분이 동부여왕이다
하나라 우왕 때에 이르러 제후들이 도산에 모일 때 단군은 태자 부루를 보냈다
단군은 하나라 우임금을 거쳐 상 무정 8년 을미에 아사달 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
지금의 황해도 구월산이며 사당이 있다
나라를 누리기 1048년이었으며 164년 후에 기자가 와서 봉 받았다
오계일지집에 기록된 단군신화
조선시대 이의백이 지은 오계일지집에 단군의 장자는 부소, 차자는 부루우, 삼자는 부여라 하여 단군의 자녀에 대한 기록을 자세히 남겼습니다
단군의 첫째 아들이 부소라는 점이 아주 특이한데 대부분의 다른 신화는 부루를 태자로 삼았다고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본문을 살펴보면
옛 기록에 의하면 구월산에 팔대가 있었는데 산꼭대기의 비서갑비가 여기에 와서 노닐제 상서로운 기운이 무지개와 같았다
단제가 비서갑비를 맞아 왕비라 삼고 성자 3인을 낳았는데 장자는 부소 차자는 부루우 삼자는 부여라 하였다
요임금 25년 무진년에 왕검이 임금이 되어 아사달을 서울로 삼고 국호를 조선이라 하였는데 이분이 최초의 단군이다
제위 한 지 93년 경자년에 신으로 모셔졌고 태자 부루가 임금이 되었다
아사달산에 들어가 도를 닦다가 은나라 무정임금 8년 갑자년에 금린을 타고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
하루는 한 휴휴 선생을 따라 백년산을 지나다 백학 두 쌍이 봉우리 위를 맴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여쭙기를 이 산하 학이 삽니까?라고 하자 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저것들은 학이 아니라 옥판의 정이니라
저 봉우리 바위틈에 돌 궤짝을 숨겨 놓았는데 궤짝 속에는 옥판이 4개가 있다
옥판 위에는 금자로 글을 써 놓았으니 단군시절 문박 대왕 신지 등 성인들이 기록한 것으로 모두 변화 장생의 비결이다라고 하셨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단군신화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에는 아주 짤막한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평양이란 본래 선인왕검이 살던 곳으로 , 혹은 왕이 왕험에 가 도읍하였다
이 밖에도 세종실록지리지, 청학집, 금오신화 등에서 단군신화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